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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네 작가 이야기 (비움갤러리 기획 4인전)
• 작가명 : 강병섭, 이두리, 이용은, 장정후
• 전시기간 : 2019년 05월 07일(화) ~ 2019년 05월 19일(일)
• 관람시간 : 11:00~19:00 (일요일: ~16:00)
[강병섭]
같은 곳 또 다른 공간 (The same place, Another space)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내적인 무력감과 공허함 그리고 자아정체성의 불규칙적인 변화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자신을 잃어버리고 타인을 쫓아가게 되는 인간소외현상에 나를 가둬 둔 것 같았다.
이는 자신의 존재 가치에 회의감을 느끼고 뚜렷한 주관과 창의적인 활동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나 자신이 기계나 조직의 부품이 되어 가는 현상에 이르렀음을 느꼈다. 그러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 나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상(理想)에서 오는 갈등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중점으로 전개한다.
그 내면의 공간으로 색의 반전을 통해 이상세계가 진정으로 바라는 유토피아적 관점을 가지고 긍정적인 이상세계를 말하고자 한다.
누구나 가고 싶고 누구나 보고 싶은 이상세계의 공간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내어 각자의 생각에 따라 꿈꾸는 세계가 될 수 있고 절망의 세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같은 시공간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적 역할을 한다.
여행을 통해 화려한 도시풍경과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제가 가지고 있던 차갑고 삭막한 도시이미지의 편견을 깨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이 시공간 속에서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저에게 영감을 주어 작품으로 승화하게 되었습니다.
색의 심리적 효과를 이용해 대중들에게 밝고 따뜻함 색채감으로 삶의 긍정적 에너지를 보여주어 잠시나마 쉬어가도록 하여 바쁜 현대인들이 저의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따뜻함과 행복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두리]
“물고기 이미지를 통한 사후세계 표현”
본 전시는 문화적 관습의 다원성과 과거와 현재에도 존속하는 믿음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이외에 존재하는 사후세계(죽음, 기억, 시간, 차원)에 대하여 물고기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주관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재구성되었다.
예로부터 그림에서 등장하는 물고기, 특히 ‘잉어’ 이미지는 다산, 출세, 부귀영화 등 상징적인 의미로 표현되었으며, 대표적으로 동양삼국(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특히 아시아 문화권에서 즐겨 다루어져온 전통적인 유형의 그림 소재였다. 그러나 본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물고기 이미지는 역사적 근거를 통하여 표현되기도 하며, 그 자체에 작가의 주관적 해석에 따라 표현되기도 한다.
작품에서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물고기의 종류는 초기에는 붕어 이미지로 시작되었으나 점차 “잉어”와 “아로와나”로 변모하여 표현되었다. 이 중 아로와나는 고대어 종으로 인간이 있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생물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고대 어류이다. 아로와나는 동서양에 모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인 “용”의 형상을 가진 물고기이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물고기의 상징성과는 다르게 사후세계를 표현함에 있어서 본인 작업에서는 신, 사신(使神), 신령스러운 존재, 죽은 자의 자화상 등으로 묘사한다.
사신이란 죽은 영(靈)을 데려가는 ‘신’으로 ‘저승사자’가 이에 해당된다. 물고기 이미지는 주로 정면을 응시하는 시선을 주어 표현되는데, 이것은 작품을 보는 감상자를 비롯해 우리 삶속에서 누구나 거쳐 가야 할 죽음을 암시하면서 본인과 감상자 둘 다에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유발시키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성찰을 목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따라서 물고기 이미지는 영적 이미지로 표현되기도 하고 본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며 감상자를 비롯한 타인의 자화상이기도하다.
이외에도 본인의 작품에서는 사후세계를 통한 ‘영적 세계관’을 표현함에 있어서 주 소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모티브가 등장하는데, 이 모티브들의 종류는 창문그림자, 통로, 빛, 벽, 나비, 추상적 이미지들로 광범위하게 등장 한다. 이와 같은 소재들은 모두 ‘신령스러운’ 의미를 내포하며 사후세계를 나타내는 삶과 죽음을 기반에 둔 역사 속 고대문명이나 신화들을 재구성하여 환생, 현몽, 천국과 지옥, 이승과 저승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각각의 스토리로 구성되어있다.
무언가에 대한 믿음이란 자신이 생각하는 꿈과 소망 같은 이상향이나 간절한 바람을 전제로 생겨난다. 그러나 인간의 믿음은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경향의 차이는 이집트인은 장례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비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심장과 영혼을 함께 매장했고, 메소포타미아는 무척 다양한 신앙이 공존하는 문명 이였다. 따라서 사후세계를 하나의 통일된 형태로 묘사하기 어려웠다. 또한 아브라함에서 유래된 세 가지 종교. 즉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사후세계에 대한 이해를 성경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서 사후 세계를 명확하게 묘사한 구절을 찾기 어렵고 서로 모순된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기록을 살펴보면 사후세계에 대한 과거의 죽음과 현재의 죽음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사후존재에 대한 믿음, 사후세계로 넘어가는 의식,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마음속에 고정적으로 자리 잡은 기본적인 요소다. 고대인의 마음속에 변함없이 자리 잡았던 한 가지 원칙은 죽음이 삶의 형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화에든 사자가 생자를 위해 신에게 탄원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사자와 의사소통함으로써 이승과 저승 사이를 중재하는 전문가가 있었다.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유동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어떤 모습의 것이든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는 없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개인의 정체성이 육체를 벗어날 수 있다고 추정하는 영혼이나 영에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을 통한 그들의 꿈과 소망 안에 삶과 죽음에 대한 관념적인 정서와 통찰이 있음을 증명한다.
[이용은]
꽃끼리
우리나라 전통 회화사에서 보면 동물화는 ‘객관적 시점에 의한 사실주의적 동물화’와 ‘주관적 시점에 의한 사의주의적 동물화’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사의주의적 동물화는 동물과 자연물을 같은 공간 안에 그려 우의를 표현하고 상징을 갖는 ‘문인동물화’라고 불릴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상징성을 뛰어넘어 시대와 환경에 따라 작가의 개인적인 의미와 독창적인 상징성까지 전달하는 동물화이다. 코끼리라는 소재를 두고 객관적 시점에서 리얼리즘을 중점으로 세밀하게 묘사하는 공필화 기법을 활용하며 두 가지 방면으로 재해석 하였다. 꽃과 코끼리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꽃끼리” 작업과 코끼리의 가죽을 확대하여 오로지 그의 주름만을 묘사하여 주름의 겹을 중점으로 둔 “겹”작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영모화의 특징 중 하나는 그림 속 동물 묘사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모(毛)는 동물의 털을 의미하는 것으로, 영모화를 동물의 털을 묘사한 그림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코끼리는 털로 덮인 동물보다는 주름진 두꺼운 가죽으로 이루어져있기에 가죽의 표현에 집중하여 연구하였다. 굴곡진 ‘주름’을 나타내는 것은 평평한 종이 위에 묘사하기엔 부족함을 느껴 종이를 구겨서 그 위에 주름을 그려냈다. 주로 공필화할 때 쓰이는 숙지를 사용하는데, 이 것은 먹의 스밈이 비교적 덜 한 것이 특징이다. 구겨서 먹물에 담구는 과정을 거치면 구겨진 부분에만 숙지의 특성이 사라져 먹이 진하게 스며들고, 나머지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담하게 물들어 구김이 주는 우연적인 농담 표현이 드러난다. 주름위에 주름을 묘사해내는 형식이다.
동·서양화의 차이점은 크게 ‘스며든다.’ 와 ‘얹힌다.’라는 재료적 표현방법으로 설명 할 수 있는데, 작품에서 비교해보면 코끼리는 동양화 의 먹이 종이에 스며드는 방식이고, 꽃은 서양화의 물감을 캔버스에 얹힌다는 방식으로 표현해내었다. 분채에 약간의 아교와 물을 혼합하여 걸죽한 상태에서 종이 위에 찍어내는 과정을 통해 코끼리와의 대조되는 형상을 이룬다. 마지막 단계에는 상아에서 향이 퍼져나가는 듯 그림 위에 흩뿌렸다. 수묵의 정교한 느낌과 과감한 채색의 대비로 두 가지의 특징을 선보인다.
[장정후]
원후취월(猿猴取月)
원숭이가 바라보고 잡으려는 달은 물에 비친 허상이요. 스스로의 분수를 망각하고 욕심에 눈이 멀어 달을 잡으려다 결국 물에 빠져 죽음을 면치 못하리.
나는 이상을 향한 갈망, 우리들이 꿈꿔오는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모든 희망.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서두의 이야기 속, 달을 잡으려는 원숭이의 모습과 닮아 있음을 느껴왔다.
원후취월(猿猴取月). 당신이 바라보는 달은 물에 비친 허상인가, 아니면 도달할 수 있는 실체인가. 고사성어는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 했던 원숭이의 모습을, 한자 원문은 달을 잡은 원숭이로 표현하고 있다. 나는 하나의 고사성어 속 이처럼 상반된 해석을 동시에 담고 있는 양면성을 토대로,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알루미늄 철판 위에 다양하게 표현해오고 있다.
올 해 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비움’ 시리즈는 물리적인 쟁취의 갈망을 표현해온 이전 작업들과는 달리, 스스로를 비움으로써 진정한 이상에 도달하는 ‘깨달음’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작가 본인의 삶을 이끌어준 스승에게 배운 방향을 모체로, 진정한 이상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연구해오고 있는 작가의 중간보고서와 같은 시리즈라 할 수 있다.
알루미늄 철판 위에 표현된 스크래치 드로잉의 경우, 고사성어의 양면성을 표현하기 위해 달과 물의 표면, 그리고 장렬하게 타오르는 불의 형상을 작가의 조형 관념으로 해석한 결과물이다. 보이는 위치와 각도의 따라 철판 위에 자유로이 표현된 기하학적인 드로잉 라인이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면서 신비롭게 보이도록 하였고, 이를 통해 작가 고유의 관념미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나는 물과 달이라는 환영(幻影)과 이상(理想)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인고의 시간의 속, 강렬히 포효하는 인간의 야성과 스스로를 태워 모든 것을 비우는 지금의 작업을 통해, 관객들에게 현재의 심리와 미래를 향한 나아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삶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참 된 이상실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아 스스로를 태우니, 떠오른 재가루가 그토록 갈망하던 달빛 속에 스며드네.
나를 비움이 곧 나의 이상.
비로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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